블핵홀 2015. 1. 15. 19:05

블랙홀,중성자별,초신성

 

블랙홀이라는 단어를 안 들어 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블랙홀은 빛의 속도로도 도망칠 수 없는,

모든 물질을 다 삼켜 버리는 아주 무서운 천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무서운 블랙홀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요? 또 만약 사람이 블랙홀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블랙홀에 사람이 들어간다면? 본문 이미지 1

 

천체에서 탈출하려면?

블랙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탈출 속도1)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늘 높이 힘껏 공을 던지면 공은 얼마 지나

지 않아서 땅으로 다시 떨어질 것입니다. 만약 이 공을 초속 11km라는 엄청난 속도로 공을 하늘로 던지면 어떻게 될까요?

공기의 마찰을 무시한다면 공은 영영 지구를 떠나버릴 것입니다. 이처럼 천체의 중력을 이기고 천체로부터 멀어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속도를 탈출 속도라고 합니다. 즉, 천체의 중력이 클수록 탈출하는 데는 더 큰 속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별의 시체 : 중성자별

태양은 죽어가는 과정에서 마지막에 지구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포함한 백색 왜성을 만들고 죽습니다. 이 백색 왜성2) 표면에

서의 탈출 속도는 약 3000km/s입니다. 태양 질량의 3배인 별까지는 태양과 비슷한 종말을 맞게 되지만 태양 질량의 4~15배

인 별은 중심의 탄소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핵마저도 핵융합을 하게 됩니다. 이때의 탄소에 의한 핵융합은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에 별 전체가 폭발하여 우주로 흩어져 버립니다. 우리는 이것을 초신성(Super Nova) 폭발이라고 합니다.


별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15배보다 큰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면 껍데기는 폭발에 의해 우주로 흩어지고 중심부는 엄청

난 압력에 의해 전자들이 원자핵 속으로 들어가서 전자가 없는 중성자로만 구성된 약 10km 크기의 작은 천체가 만들어집니

다. 크기는 작지만 질량이 태양의 몇 배인 이 천체를 중성자별이라 합니다. 이 중성자별 1cm3의 질량은 약 10억 톤에 해당합

니다. 이렇게 엄청나게 밀도가 큰 중성자별의 탈출 속도는 백색 왜성보다 훨씬 큰 20만 km/s에 이릅니다.

 

블랙홀의 특이점

태양보다 질량이 20배 이상 큰 별이 죽을 때도 마찬가지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 때 폭발 당시의 에너지는 너무

나 크기 때문에 중심의 중성자별은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버리게 됩니다. 중성자별 표면의 중성자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 밑에 있는 중성자는 더 큰 압력을 받아 아래로 무너지고 그 밑에 있는 중성자는 또 아래로 무너져 연속적으로 계속

무너지게 됩니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면 별의 바깥부분은 터져 나가지만 핵은 중앙의 한 점으로 급격하게 수축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블랙홀 중심에 놓이는 천체는 부피가 없고 질량만 있는 특이점이 됩니다.

 

블랙홀의 구조

 

블랙홀의 구조

 

 

블랙홀의 구조

 

이 특이점의 중력은 너무나 커서 굳이 특이점이 아니더라도 특이점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도 탈출 속도는 30만 km/s를

넘게 됩니다. 블랙홀의 질량이 태양과 비슷하다면 특이점 주변 3km 이내에서는 빛의 속도로도 탈출할 수 없는 공간이 생기

됩니다. 이것을 우리는 블랙홀이라 합니다. 블랙홀의 반지름을 슈바르츠쉴트 반지름3)이라 하고, 빛이 탈출할 수 없는

경계부분을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합니다. ‘사건의 지평선’이란 태양이 지평선으로 지고 나면 볼 수 없듯이 사건의 지평선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빛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여 밖에서 절대 볼 수 없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4)에 의하면 이 블랙홀 주변의 공간이 휘어져서 질량이 없는 빛도 이 중력에 의해 끌려간다고

합니다. 이렇게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중력 렌즈라고 합니다. 블랙홀을 직접 관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중력

렌즈 현상은 블랙홀을 간접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진짜 블랙홀을 찾아서!!

블랙홀 주변은 원반을 형성하게 되고, 원반의 물질은 블랙홀 중심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러나 신기한 현상은 수직한 블랙

홀의 양극에서 물질이 뿜어져 나오는 제트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양극에서 자기장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이 자기장에

의한 현상이 아닐까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블랙홀 주변 원반의 물질들은 회전하면서 마찰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원반의

온도가 매우 높아지면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때 방출되는 빛은 가시 광선이 아닌 X선이나 자외선이

기 때문에 우리 눈으로는 보이질 않고 X선 망원경 같은 특수한 장비를 사용하여 합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X선 망원경을 통해 X선이 강하게 방출되는 곳을 찾던 도중 2005년 10월 상하이 천문대의 선즈창 박사팀

은 지구로부터 약 2만 6천 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 중심부의 궁수자리 너머에서 발산되는 강력한 X선을 포착하여, 이것의

지름이 태양-지구 거리인 약 1억 5천만 km이고, 질량이 태양의 수천만 배인 초거대질량 블랙홀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블랙홀은 10-37cm의 극히 작은 것부터 선즈창 박사팀이 찾은 은하 중심의 초거대질량 블랙홀까지 잘 보이지는 않지만

 다양한 크기의 블랙홀이 우리 은하 내에 약 1억 개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블랙홀에 들어가는 사람

만유 인력이 거리가 가까울수록 커진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선체로 블랙홀에 들어간다면 중심에

더 가까운 발에 작용하는 인력이 머리에 작용하는 인력보다 훨씬 크게 작용합니다. 블랙홀로 들어가는 사람은 발에 작용

하는 인력이 더 크기 때문에 발부터 몸이 점점 엿가락처럼 늘어나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발에서는 오는 빛이 눈에 도착

해야 자신의 발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빛마저도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발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없습니다. 이렇게 거리에 따라 중력이 차이가 나는 것을 차등 중력이라고 합니다. 이 차등 중력은 거리의 차이가 아무

리 작더라도 작용하기 때문에 블랙홀 주변에 있는 사람의 각 기관은 물론 분자, 원자까지도 쪼개버릴 수 있는 힘이 작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블랙홀에 들어간 사람은 몸이 엿가락처럼 늘어나서 몸을 구성하는 원자까지도 쪼개져 일렬로 늘어난 상태

로 블랙홀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블랙홀에 들어가는 사람의 속도는 점점 빨라져 속도가 빛에 가까운 속도가 되면 빨려가는 사람의 시간은 점점 느려지게

됩니다. 시간이 점점 느려지다가 블랙홀에 들어가는 순간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간이 완전히 멈춰버릴 겁니다.

시간이 멈춘다’라는 경험을 해본 사람도 없고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어떤 상황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여러분도 마찬가

지일 것입니다.

 

블랙홀을 이용한 시간여행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있다면 모든 것을 뱉어내는 화이트홀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화이트

홀은 관측된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블랙홀과 화이트홀은 웜홀5)이라는 줄로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임의로 사람의

힘으로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만들 수 있다면 내 앞에는 블랙홀을 만들고, 내가 가고 싶은 시간과 장소에 화이트홀을 만들어

놓으면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통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블랙홀과 화이트홀이 아무리 먼 곳에 떨어져 있더라도

그 사이를 여행하는 동안은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여행하는 사람의 시간은 블랙홀에 들어가기 전 시각으로 멈춰있게

됩니다. 시간이 멈춰 있다가 화이트홀로 나오는 순간 시간은 다시 흐르기 때문에 시간 여행을 한 사람의 머릿속에는 광속으

로 여행하던 기억은 전혀 없을 것입니다. 자신이 느끼기에는 블랙홀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화이트홀로 나왔다고 생각할 것

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웜홀입니다. 여기를 어떻게 지나가느냐가 문제인데 이곳이 워낙 비좁아서 원자마저도 통과하지 못하는 곳인

데, 여기를 통과하여 화이트홀로 나온 뒤 블랙홀로 들어가기 전의 자신의 몸과 생각이 그대로 유지될지는 의문입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지구에서 십만 광년 떨어진 곳에 이러한 방식으로 여행을 다녀온다면 자신의 시간은 멈춘 상태로 여행하였지

만 지구의 시간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지구는 몇 만 년이 지나있을지도 모릅니다. 몇 만년이 지난 지구에는 이미 인류가

멸망하였을지도 모르고, 설사 인류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자신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돌아왔을 때의 시간까

지 고려한다면 한번 여행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할 것이고 웜홀을 통과하다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여행이 될 것입니다.


블랙홀과 관련된 이론이 처음 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아무도 그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블랙홀의 존재는 이미

여러 가지 관측 사실로 증명되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과학자들은 블랙홀에 대해 연구하고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언젠가는 블랙홀을 이용하여 안전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어느 곳, 어느 시간으로 여행

해 볼까요?

 

각주 : 

   1. 탈출 속도: 물체가 천체의 표면에서 탈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속도를 탈출 속도 또는 탈출 속력이라고 한다.

 

  2 . 백색 왜성: 중간 이하의 질량을 지닌 항성이 죽어가며 생성하는 천체이다. 이러한 종류의 항성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량 때문에 중심핵에서는 탄소 핵융합을 일으킬 만큼 충분한 온도에 도달하지 않는다.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표면층 물질을 행성상 성운으로 방출한 뒤, 남은 물질들이 축퇴하여 형성된 청백색의 별이다.      

 

3. 슈바르츠쉴트의 반지름: 아인슈타인이 새로운 상대론적 중력 방정식을 제시하자 1916년 슈바르츠쉴트는 회전하지

   않은 블랙홀에 중력 방정식을 적용하였는데, 여기서 정의되는 블랙홀의 반지름을 슈바르츠쉴트의 반지름이라고 한다.

    지구의 경우 약 1cm가 되며 슈바르츠쉴트 반지름은 천체의 질량에 비례한다. (정확히 9mm)     

 

4. 상대성 이론: 아인슈타인이 만든 이론으로,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을 총칭한다. 상대성 이론은 자연법칙이

   관성계에 대해 불변하고, 시간과 공간이 관측자에 따라 상대적이라는 이론이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좌표계의 변환을

   등속 운동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한정하고 있으며, 일반 상대성 이론은 좌표계의 변환을 가속도 운동을 포함한 일반 운동

   까지 일반화하여 설명한다.

 

5. 웜홀: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우주의 시간과 공간 벽에 있는 구멍이다. 블랙홀이 회전할 때 만들어지며,

    그 속도가 빠를수록 만들기 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