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천문연구진, 광학-전파 관측 종합해 찾아.."나선 용" 별칭
아마추어 천문인들이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천문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독특하고도 희귀한 유형의 은하가 발견됐다.
지구에서 8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이 은하는 "J1649+2636"으로 명명됐다고 미국 국립전파천문관측소(NRAO)가 밝혔다.
미국립전파천문관측소는 2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어, 새로 발견한 은하는 우리 은하처럼 나선팔을 지닌 구조를 하고
있으나 독특하게도 “중심부에서 바깥쪽으로 아원자 입자들이 거의 빛의 속도로 눈에 띄게 분출(제트, jet)되는”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런 은하의 분출 현상은 그동안 나선 은하들이 합병해 생기는 타원 은하에서만 관측되었을 뿐이어서
나선 은하에선 이런 거대 제트가 일어나리라고는 여겨지지 않았다고 한다.
천문관측소는 이처럼 거대 제트가 일어나는 나선 은하의 관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전파와 가시광선 관측 자료를
종합하는 방법을 이용해 2003년에 처음 발견된 이래 2011년과 2014년 초에도 발견돼 이번이 네 번째라고 덧붙였다.
연구 책임자인 관측소의 미니 마오(Minnie Mao)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나선 은하에서 어떻게 이런 거대 제트가 일어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이런 분출이 ‘이상한’ 유형
의 은하에서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유형의 은하를 더 많이 찾아낼 필요가 있다
고 생각한다.”
연구진은 이 독특한 유형의 나선 은하에다 ‘나선 용(Spiral DRAGN: Spiral Double-lobed Radio sources Associated
with Galactic Nuclei)’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은하를 찾는 과정에 수많은 아마추어 천문 애호가 또는 전문가들이 손길을 보탰다는 점도 흥미롭다. 천문학계에선 시민
참여형 연구 프로젝트로 널리 알려진 ‘갤럭시 주(Galaxy Zoo)’가 큰 도움이 되었다.
관측소의 보도자료를 보면, 가시광선의 광학망원경으로 수집한 수백만 개 은하의 영상들을 보며 자발적인 시민 참여자들이
나선 은하, 타원 은하, 기타 은하 등으로 분류하는 이 프로젝트 작업에 그동안 15만 명이 참여해 지금까지 70만 개의 은하를
분류했다. 연구진은 참여자 다수의 동의를 받아 정확도가 높은 6만5000여 개 은하 영상 중에서 나선 은하로 분류된 3만5000
개 은하의 영상을 좀 더 세밀히 분석했다. 가시광선으로 관측한 3만5000개 은하 영상을 다른 두 기관의 전파망원경 관측
자료와 비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선 은하이면서도 강한 제트 현상을 보이는 특이한 이번 은하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매우 희귀한 존재인 제트형 나선 은하는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관측소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추론을 전했다.
“J1649+2635에서 나오는 이런 분출은 이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거대질량 블랙홀의 중력에너지에 의해서 생긴다.
블랙홀 쪽으로 끌려가는 물질은 급속히 회전하는 원반을 형성하고, 입자들은 이 원반의 극을 따라 바깥 쪽으로
가속하게 된다.”
이런 설명은 블랙홀이 물질을 빨아들여 원반 구조를 이룰 때에 원반에 수직으로 제트를 형성한다는 '블랙홀 제트' 발생
이론을 얘기하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천문학 연구진은 우주전파관측망을 이용해 블랙홀 제트 이론을 관측으로 증명해
국제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한 바 있다).
['블랙홀과 제트'를 표현한 동영상, http://youtu.be/Q3Vn31Ik88k ]
제트형 "나선 용" 은하를 두고서 여러 가지 천문학적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책임연구자인 마오는 보도자료에서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졌다.
"이 은하는 우리에게 많은 미스터리를 던져준다. 우리는 이 은하가 어떻게 그토록 기이하고 광폭한 존재
(beast)가 되었는지 알고 싶다. 이런 은하는 은하의 충돌 합병을 거치고도 독특하게 나선 은하의 구조를
유지했던 것인가? 처음에는 타원 은하였다가 또다른 충돌을 겪으면서 다시금 나선팔이 커진 걸까?
이런 독특한 특성은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한 결과일까?"
제트형 나선 은하는 아주 먼 과거에 은하들이 어떻게 형성,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값진 자료가 될 것으로 연구
진은 기대했다. 진전된 연구를 위해 좀 더 많은 제트형 나선 은하들을 머나먼 초기 우주의 공간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이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견은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 소식(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보고될 예정이라고 관측소 쪽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