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과학] 별이 별을 잇고…1000억개의 별, 은하
2015-02-26 09:47
최종수정별이 별을 잇습니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은하수’(銀河水)입니다. 우리말은 ‘미리내’. 용이 사는 강이기도 하고요.
서양에서는 우유가 흐르는 길. ‘밀키웨이’(Mily way)라고 말합니다.
‘우리은하’. 그러니까 우리가 사는 은하입니다.
은하에는 가스와 티끌이 모여 있는 성운과 별이 모인 성단이 띠를 이루며 길게 누워있습니다.
성운과 성단을 포함해 별이 모여있는 가장 큰 집단이 은하인 셈입니다.
우리은하에는 1000억 개가 넘는 별들이 있고요, 하나의 은하에는 태양과 같은 항성이 적어도 2000억 개가 있습니다.
이런 은하가 우주에는 1000억 개 이상 있다고 추정되는데, 이런 사실들이 최초로 인류에 보고된 건 길어야 4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은하(사진=NASA)
우리은하가 ‘희미한 별들의 집단’이라는 증거를 가장 먼저 내민 사람은 갈릴레오 갈릴레이입니다.
1610년 그가 자체 제작한 망원경에 의해 관측됐죠.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는 하늘에서 서로 가까이 있는 별들이
폭발해 우리은하가 만들어졌다고 믿었습니다.
그의 믿음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기까지는 2000년이 지나야 했던 겁니다.
지름만 약 10만 광년인 우리은하는 가운데가 막대처럼 도톰한 원반 모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은하가 나선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해 우리은하는 ‘막대나선은하’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계란 후라이와 모양이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런데 이보다도 놀라온 사실은 우리은하가 은하 축의 북쪽에서 보았을 때 시계 방향으로, 그것도 초속 270km 정도의
속도로 지금도 돌고 있다는 겁니다. 한 바퀴 도는 데 약 2억5000만 년이 걸립니다.
130억 년이 넘게 팽이처럼 돌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우리은하(사진=NASA)
우리은하의 핵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수천억배 무거운 블랙홀이 있다고 추정됩니다.
블랙홀 가운데서도 몸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이 블랙홀은 ‘거대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s)’이라고 불리죠.
그 바깥쪽으로 늙고 오래된 별, 젊은 별, 가스와 먼지 등으로 이뤄진 궁수ㆍ오리온ㆍ백조ㆍ페르세우스 4개의 나선모양
팔이 뻗어 있는데 바로 ‘오리온자리’에 있는 팔에, 지구가 있는 태양계가 있습니다.
약 3만 광년 떨어진 변두리에 말입니다.
자,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문제를 하나 내볼게요.
그렇다면 우리은하에서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항성은 어디일까요.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우주선 중에서 가장 빠른 우주선을 보낸다고 해도 이곳까지 8만 년이 걸립니다.
태양계를 벗어나 다른 별에 우주 여행을 간다는 건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인 이유죠.
네, 이곳은 ‘켄타우르스’입니다.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않는 한, 얼마 동안은 우주탐사선이 달이나 화성, 일부
소행성까지만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은하의 중심부(사진=NASA)
(*) 헤라클레스의 탄생을 안 여신 헤라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헤라클레스를 죽이려 합니다.
하지만 전령의 신 헤르메스는 헤라클레스를 가장 위대한 인간으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헤라가 잠든 사이, 헤르메스는 어린 헤라클레스를 안고 몰래 여신의 침실로 들어가 젖을 먹입니다.
뒤늦게 헤라가 잠에서 깨어났지만 젖을 빠는 힘이 얼마나 쎈지 헤라클레스를 떼어낼 수 없었습니다.
결국 헤라는 젖꼭지가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감수하며 헤라클레스를 떼어냈고, 이때 여신의 가슴에서 젖이 솟구쳐 하늘의
은하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은하가 ‘우유가 흐르는 길(Milky Way)’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죠.
은하를 뜻하는 영어 ‘Galaxy’에서 ‘Gala’도 우유란 뜻의 그리스어랍니다.
○[과학을 읽다]괴물 블랙홀…천문학계 관심 집중
기사입력 2015-02-26 08:10

▲아주 짧은 기간에 초거대 블랙홀로 성장한 괴물 블랙홀이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Zhaoyu Li/Shanghai Astronomical Observatory/사이언스]
8억7500만년의 나이 블랙홀, 질량은 태양의 120억배
아주 젊은 나이의 블랙홀이 엄청난 질량의 크기로 급성장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주과학 분야에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최근 중국 연구팀에 의해 밝혀진 것을 보면 빅뱅이후 고작 8억7500만년에 불과한 블랙홀의 질량이 태양의
120억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의 이론으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모든 은하들은 중심에 초질량의 블랙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처음에는 아주 작다. 태양의 100~10만 배 정도 질량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블랙홀은 가스와 먼지, 주변의 별들을 집어
삼키면서 점점 질량을 키운다. 심지어 다른 블랙홀을 빨아들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정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수백만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괴물로 성장한다.
이런 괴물 블랙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자비하게 빨아들이는 폭식이 있어야 하고 최소한 수십억 년의 시간이 걸린다.
최근 중국 베이징대학 연구팀은 은하기준으로 괴물 같은 아기 블랙홀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아주 젊은 블랙홀로 태양 질량의 120억 배에 이르렀다.
엄청나게 큰 질량의 블랙홀임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따져봤더니 빅뱅이후 고작 8억7500만년에 불과했다.
해외 과학매체인 사이언스지는 '괴물 블랙홀이 빅뱅이후 곧 바로 태어났다(Monster black hole born shortly after big
bang)'는 기사로, 뉴사이언티스트는 '고대 블랙홀이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Ancient black hole had an inexplicable growth spurt)'는 소식으로 비중 있게 다뤘다.
연구팀은 중국과 미국에 있는 망원경을 이용했다.
분석한 결과 이번에 발견된 괴물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128억 광년 떨어져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25일(현지 시간) 네이처지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퀘이사(quasars, 준항성)로 부르는 초기 우주에서 밝은 천체를 관측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블랙홀의 중심은 밝게 보인다. 아주 빠르게 물질을 집어삼키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견된 괴물 블랙홀은 우리 은하수 중심에 있는 블랙홀보다 3000배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이론으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어서 천문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떤 독특한 현상으로 이처럼 블랙홀이 급성장했는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천문학자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