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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서 '중성미자' 검출

블핵홀 2015. 8. 31. 16:02

○남극서 '유령입자' 검출… 우주 진화 '블랙박스' 찾았다


- 12개국 공동연구진 '아이스큐브'

남극 얼음 밑 광검출장치로 수백만 광년 거리 지나 온 超高 에너지의 중성미자 찾아

"X선으로 인체 내부를 보듯 우주 에너지 탄생 과정 탐구"



남극 수㎞ 아래에 있는 얼음에서 우주에서 온'유령' 같은 물질이 발견됐다.

질량이 거의 없고 전기도 띠지 않아서 세상 대부분의 물질을 그냥 통과하는 중성미자(中性微子·neutrino)가 검출된 것이다.

유령이 보여줄 우주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유령 입자로 우주 비밀 밝힌다


미국과 한국 등 12개국 300여명의 과학자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 '아이스큐브(IceCube)'는 지난 20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남극 얼음 밑에 설치한 광검출장치로 우리은하 바깥의 먼 우주에서

온 초고(超高) 에너지의 중성미자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성미자는 우주 만물을 이루는 기본 입자 중 하나다.

우주가 탄생한 직후에도 나왔고, 태양의 핵융합 반응이나 원전(原電)의 핵분열 반응에서도 나온다.

다른 입자와 거의 반응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늘 우리 주변에 있다.

매초 손톱만 한 면적에 1000억개의 중성미자가 지나가고 있을 정도다.



연구진은 2010년 5월부터 3년간 관측에서 태양계 밖에서 온 우주 중성미자 20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김수봉 서울대 교수(물리천문학)는 "원전이나 태양에서 나오는 중성미자보다 에너지가 수백만 배나 커서 태양이 아닌

먼 우주에서 온 중성미자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큐브 연구진은 2013년에 처음으로 "먼 우주에서 온 초고 에너지 중성미자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당시 검출이 우연이나 착각이 아님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진은 초고 에너지의 중성미자가 지구로 오는 모든 방향에서 같은 비율로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지구의 자전이나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어서 태양에서 온 중성미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남극 얼음 밑에서 중성미자 검출


중성미자가 아주 드물게 물질과 부딪히면, 마치 고요한 연못에 돌멩이를 던질 때 나타나는 파문(波紋)처럼 빛의 충격파가

생긴다. 광검출장치는 이를 찾아내는 기기다.

일본 과학자들은 1980년대에 폐광 깊은 곳에 물을 채우고 태양에서 온 중성미자 중 극히 일부가 산소나 수소 원자와 부딪힌

흔적을 찾아냈다. 중성미자 검출기를 땅속 깊은 곳에 두는 것은 다른 우주 입자가 지구 대기와 반응해 생기는 일종의

'잡음(雜音)'을 막기 위해서다. 검출기가 깊은 곳에 있을수록 잡음도 적어진다

아이스큐브 연구진은 폐광의 물 대신 남극의 지하 1450~2450m 깊이에 있는 얼음을 택했다.

남극 얼음 아래 설치된 검출기는 지구 반대편 북반구 하늘로 날아온 중성미자를 찾아냈다.

아예 지구 자체를 다른 우주 입자를 걸러내는 필터로 쓴 것이다.


우주의 진화 과정 보여줄 블랙박스


우주 중성미자는 대규모 우주 충돌 사건을 알려주는 일종의 '블랙박스'다.

이번에 연구진이 검출한 중성미자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있는 입자가속기를 이용한 것보다 100만 배는 강하게

가속된 것이다. 덕분에 수백만 광년(光年)의 거리를 지나 지구까지 오면서도 엄청난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다.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간 거리로 약 9조4600억㎞다.

그렇게 큰 에너지를 받은 곳이라면 분명 엄청난 에너지를 사방에 방출하는 강력한 우주 활동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한 예로 별이 폭발할 때 보이는 빛은 비교적 에너지가 적은 표면에서만 나온다.

별 중심부에 있는 훨씬 더 큰 에너지는 중성미자를 통해 우주로 방출됐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초고 에너지의 중성미자가 우주 어디서 왔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블랙홀로 엄청난 양의 물질이 유입되면서 서로 충돌할 때 생겨났을 것이라는 가정도 있다.

김수봉 서울대 교수는 "초음파나 X선으로 인체 내부를 보듯 우주 중성미자를 연구하면 우주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생겨나는 과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RN 국제연구진,

원자핵-반원자핵 대칭성 정밀 측정 성공




대형이온충돌실험(ALICE, 알리스) 장치 개요.
알리스 검출장치는 대략 17개의 검출기들로 구성된 역사상 가장 복잡한 검출장치이며,
붉은색으로 장치전체를 감싸고 있는 것은 거대 전자석장치로서 인류가 만든 최대의 단일 전자석장치에 해당한다.
이 알리스 검출장치의 양쪽에 실선으로 표시된 빔라인은 대형강입자충돌기(LHC)의 빔라인이며,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납이온이 양쪽으로부터 날아와, 알리스 검출장치의 중심부 (①,② 부분)에서 충돌을 일으키면,
이 때 생성된 입자들은 거대한 자기장 내에서 날아가 각각의 검출기에 기록된다.
기록된 검출정보들의 면밀한 조합을 통해, 입자들의 궤적과 각종 물리량들을 분석해낼 수 있게 된다.
이번 연구업적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검출기들은 ① 내부궤적검출기 (한국연구진 참여), ③시간투영상자 및
⑤비행시간측정기 (한국연구진 참여) 로서 입자의 궤적과 비행시간 측정에 사용되었다.

표준모형 대칭성 재확인…KISTI·부산대 등 국내연구진 참여

한국 연구진이 참여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형이온충돌실험(ALICE) 연구진이 중이온 충돌 실험을 통해
역사상 가장 무거운 반물질의 대칭성 정밀 측정에 성공했다.

부산대 유인권 교수 등 ALICE 한국실험팀은 27일 세계 최초로 원자핵끼리 고에너지로 충돌시키는 실험으로 생성된
반물질을 정밀 비교 측정하는 데 성공, '표준모형'의 대칭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iscs, 8월 17일자)에 게재됐다.

ALICECERN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에서 납 원자핵을 고에너지로 충돌시키는 실험으로 전 세계 137개 기관이 참여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산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6개 연구기관 소속 연구원 25명이 참여하고 있다.

물리학에서 '대칭성'은 전하·공간·시간이 반전돼도 관계없이 물리법칙이 통용되는 것을 말한다.
대칭성은 물질 구성 원리를 설명하는 '표준모형'의 기본 원칙 중 하나로 표준모형 이론은 물질에는 반드시 그 물질과
질량 등 물리적 성질은 같지만 전하만 반대로 띠는 반물질이 있다고 설명한다.

대칭성을 확인하려면 물질입자와 반물질입자의 질량, 전하량 등 물리적 성질을 측정, 그 둘이 같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물질을 충분히 생성시킬 만큼의 고에너지 중이온(원자핵) 충돌 장치와 이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고성능
검출기, 데이터분석 기술 등이 필요하다.

ALICECERN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에서 납 원자핵을 세계 최고 에너지로 충돌시키는 실험을 통해 반입자가
입자만큼 풍부했던 우주 탄생 직후와 비슷한 초고온, 초고밀도의 극한 환경(미니빅뱅)을 만들어 낸다.

연구진은 이번 중이온 충돌 실험에서 입자-반입자 짝인 중수소원자핵-반중수소원자핵 및 헬륨3 원자핵-반헬륨3 원자핵을
생성하고, ALICE 검출 장치의 거대 자기장 내에 남긴 궤적의 휘어진 정도, 입자 고유의 에너지 손실, 비행시간 등을 정밀
측정해 이들 입자와 반입자의 질량/전하량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중수소원자핵-반중수소원자핵 및 헬륨3원자핵-반헬륨3원자핵의 질량/전하량 비율 사이에 사실상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반입자들이 뭉쳐 반물질원자핵을 구성한 후에도 엄밀한 대칭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는 기존의 양성자-반양성자의 대칭성 정밀비교 확인 측정에서 몇 단계 더 나아가 인류 역사상 가장
무거운 반물질원자핵의 대칭성을 확인한 것이며 이는 기존 표준모형 이론의 발전은 물론 표준모형을 넘어선 새로운
이론의 개발에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인권 교수는 "기본입자들에서 뿐 아니라 기본입자들이 모여 만든 원자핵에서도 반물질인 반원자핵과 엄밀한 대칭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실재하는 우주의 대칭성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