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7주기 빈칸 모두 채워져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가 바뀌었다.
과학자들이 인공적으로 합성한 원소 4개가 추가되면서 새로운 주기율표가 탄생했다.
화학책의 주기율표를 바꾼 역사적 발견으로 기록된 4개의 원소들은 모두 자연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합성 원소이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의 과학자들은 오랜 기간 실험실에서 사투를 벌이며 원소를 찾아냈다.
물질의 근원인 원소들의 체계를 알려주는 주기율표에는 과학자들의 땀과 경쟁이 숨어 있다.
주기율표에 새로 기록된 113, 115, 117, 118번 원소는 질량이 무겁기 때문에 초중원소(super-heavy)라고 불린다.
원자 번호는 원자에 포함된 양성자 개수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양성자가 많을수록 불안정하다.

과학자들은 초중원소의 발견이 이론으로만 증명되어 온 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주기율표를 완성시킴으로써 원소의
화학적 결합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일본의 노요리 료지는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과학자들에게는 올림픽 금메달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하지만 핵융합 등 인공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고 가속기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이 난관이다.
실험에만 수년이 걸릴 수도 있고, 확인되더라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까지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들 원소가 주기율표에 이름을 올린 과정도 결코 순탄치 않았다.
연구진은 117번인 우눈셉튬(Uus)을 찾아내기 위해 버클륨과 칼슘을 충돌시켰다.
하지만 초우라늄 원소인 버클륨 자체가 희귀한 데다, 우눈셉튬 역시 만들어지는 순간 붕괴돼 사라진다.
아시아 최초로 일본 연구진이 찾아낸 113번 우눈트륨(Uut) 역시 수년간 반복 실험을 거쳤다.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진은 아연(Zn)과 비스무트(Bi)의 핵분열을 유도해 2004년과 2005년 원소를 합성했지만
7년 뒤인 2012년에야 마침내 세 번째로 성공했고, 국제 화학계로부터 공인을 받았다.
이번 발견으로 과학계는 앞으로 더욱 무겁고도 실용적인 합성 원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일부 양자역학자들은 앞으로 쉽게 붕괴되지 않는 120번대 원소들을 만드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새 원소의 발견은 과학계의 쾌거인 동시에 국가적 명예로 여겨지기도 한다.
원소를 발견한 사람이나 출신국의 이름을 딴 명칭을 제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갈륨(Ga), 스칸듐(c). 저마늄(Ge)은 각각 프랑스, 스웨덴, 독일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퀴륨(Cm)은 폴란드 출신의 과학자 마리 퀴리, 아인슈타이늄(Es)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멘델레븀(Md)은 주기율 표를 만든 멘델레예프를 기리기 위해 명명됐다.
주기율표는 비슷한 성질의 원소끼리 배치해 원소의 물리적·화학적 성질을 알 수 있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