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지구의 역사/6.천문우주학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

[스크랩] 천문우주학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지구과학’의 불편한 진실

블핵홀 2012. 6. 18. 21:11

천문우주학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지구과학’의 불편한 진실

[과학기자가 읽는 과학책]‘현대과학이 보는 우주’ 김강수 지음, 아카데미 서적

2012년 06월 17일

 

 

“지동설은 틀렸다.”

코페르니쿠스가 다시 태어나 현대 천문학의 업적을 돌아본다면 이 같은 말을 하지 않을까.

‘태양은 우주의 중심이며 지구가 행성의 하나로서 고정된 태양의 주위를 공전한다’는 그의 이론은 과학혁명의

초석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현대의 천문학으로 비춰볼 때는 우주의 중심을 태양으로 설정했다는 점에

서 오류가 분명하다. 물론 그의 업적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다. 망원경이 발명되기 100년 전, 고대부터

쓰던 천체 기구와 눈으로 관측한 자료만으로 지동설을 주장하고, 수성부터 토성까지 모든 행성의 공전주기를

정확하게 계산해낸 일은 위대한 발견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현대과학이 보는 우주’라는 책을 읽고 나면 이처럼

불경한 생각이 든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는 ‘우리은하’에 속해 있다. 태양이 우리은하의 중심을 한 번 도는 데는 2억2000만 년이

걸린다. 우리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와 함께 ‘국부 은하군’에 속한다. 이 은하군은 반지름이 약 500만 광년이며

30개가 넘는 은하를 포함하고 있다. 국부 은하군은 또다시 ‘버르고 초은하단’에 속해 있는데, 우주에는 이 같은

초은하단이 20~30개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천문학자들은 우주에 태양과 같은 별이 200억 조 개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동설에서 우주의 중심으로

생각했던 태양이 200억 조 중의 하나에 불과한 셈이다. 이 책은 해변의 넓은 모래사장에서 작은 조개 하나를

발견한 아이의 느낌으로 오묘한 우주의 신비를 전달하고 있다.


●관측기술이 천문우주학의 발전을 이끌다

최근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이렇게 넓은 우주에서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행성’을 찾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발견한 대부분의 행성은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별빛이 어두워진 정도와 기간을 측정해 행성의 크기와 거리를 예측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처럼 우주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하고 우주에 대한 지식을 급진전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천체 관측 기술이

발전한 공이 크다.

천문학자들은 적외선, 가시광선, 엑스선, 감마선 등 4종류의 전파를 관측하는 망원경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천체물에 따라 방출하는 전파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파의 종류에 따라서 기체 투과력도 다르기 때문에 천체

물의 구성물질과 내부를 자세히 관측하려면 이에 맞는 전파를 사용해야 한다.

망원경이 아무리 좋아도 멀리서 오는 별빛은 희미하고,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지구의 대기를 통과하면서 반짝

거리기 마련이다. 힘들여 사진을 찍더라도 별의 움직임이 그대로 남아 있어 별 자체의 모습을 관찰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이미 잘 알고 있는 별을 함께 관찰해 대기의 움직임 때문에 흔들린 정도를 측정한 뒤,

원래 관측하려던 별의 사진을 보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심지어 11일 동안 사진기를 노출시켜 얻은 사진도 있다. 130억 년 전의 장면을 담은 사진으로 허블 우주 망원

경이 찍은 사진 가운데, 지구에서 가장 먼 거리를 담은 것이다. 이 빛은 우주가 탄생하고 10억 년이 지났을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주에서 망원경을 한 방향으로 고정시키는 전자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알지 못하는 96%에 대한 도전

태양계에서 수성은 태양 주위를 가장 빠른 속도로 공전한다. 공전주기가 88일에 불과한 수성과 비교할 때

토성은 30년, 해왕성은 165년으로 공전 속도가 느려진다. 마찬가지로 천문학자들은 은하의 가장자리에

있는 별이 중심에 있는 별보다 공전 속도가 느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1970년 미국의 천문학자 베라

루빈은 은하의 중심이나 가장자리나 별의 공전 속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은하 전반에 펼쳐져 있다고 가정해야 이러한 별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암흑물질은 빛을 내거나 반사하지 않아 관측은 할 수 없지만 중력을 가지고 있어 무게는 계산할 수 있다.

그 결과 암흑물질은 우주 전체에 있는 물질 중 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보이는 물질의 양은

4%에 불과했다. 과학자들은 나머지 73%는 암흑에너지가 채우고 있다고 설명한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하는 주된 근거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아인슈타인도 암흑에너지의 존재 가능성을 발견했지만

본인은 깨닫지 못했다. 그는 상대성 이론의 수식을 풀다가 우주가 팽창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우주상수’를

설정하고 말았다. 당시엔 우주가 안정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보정하는 장치가 필요했던 것이다.

 

●천문우주학, 지구과학 시간에 배우는 것이 전부

이 책은 고대의 천문학부터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천문 이론까지 천문학의 역사와 최신 기술을 최대한 쉬운

용어로 풀어냈다. 저자인 김강수 씨는 미국 보잉사에서 30년 동안 우주 관측용 망원경과 인공위성 제조를

담당하며 천체 우주학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두루 섭렵한 내공을 선보였다. 외국에 오래 살았기 때문인지

영어식 표현이나 어려운 한자말이 군데군데 섞여있는 것이 옥에 티지만 천문학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살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특히 우주에 대해 배울 기회가 많지 않은 독자에겐 우주 입문서로도 훌륭하다. 우리나라에서 우주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고등학교 시절 지구과학 시간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지구과학은 지구와 지구를 둘러싼

자연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천문학도 일부 포함하고 있지만 지구과학이라는 과목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최근 중국과 일본은 우주에 대한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우주에서의 성과는 국력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천문우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지만 학문적 기반이 부족한 현실은 여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출처 : 경기문학 - 시와 우주
글쓴이 : 白山 김기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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