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일과 본디는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 여겼지만, 모순이 없을 뿐 아니라 넓은 범위의 천문학적 관측사실과도 부합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동적이며 무한한 우주를 상정한 것이다. 우주가 무한하다면 우주가 2배로 커져도 역시 무한하다. 은하 사이에 물질이 만들어지기만 하면 우주 전체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이렇게 하여 정상상태이론(Steady State theory, Infinite Universe Theory)이 등장하게 되었다. 정상상태이론은 영원하고 정적인 우주를 수정한 것이다. 우주는 팽창하지만, 영원하고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인간은 우주를 탐구해오면서 우주원리(cosmological principle)라 부르는 대칭성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이 처음 상정한 우주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모든 천체가 지구주위를 돈다는 지구중심 우주모델이다. 이 모델은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 모델의 등장으로 부정되었고 지구는 특별하지 않으며 우주는 공간적으로 등질성을 갖는다는 ‘코페르니쿠스 원리’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이 발견되고 우주의 팽창은 중심이 없으며 모든 은하는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우주에는 특별한 중심이 없고 어떤 방향으로도 동일하다는 ‘우주원리’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 원리는 우리 은하와 주변 환경은 우주의 다른 곳과 근본적으로 같다는 것으로 우리는 우주의 특별한 장소에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원리는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전체 우주에 적용할 때 적용한 원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상상태이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주는 시간적으로도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주위의 우주가 다른 지역의 우주와 같을 뿐 아니라 우리 시대가 다른 시대와 같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우주의 특별한 장소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며 특별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 우주원리는 시공간 모두에 대해 대칭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완전우주원리’라 부른다.
그러나, 정상상태 우주론으로도 풀리지 않는 의문은 존재한다

정상상태이론에서 제기되는 첫 번째 질문은 ‘새로 생성된 물질은 어디에 있는가?’ 라는 것이다. 호일은 새로운 별과 은하가 어디에서 발견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질문은 ‘물질은 어디에서 오는가?’ 라는 것이다. 호일은 C-장(창조장)이 우주 전체에 퍼져 있어서 자발적으로 원자를 창조하고 우주를 같은 상태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호일은 C-장이 물리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연속적인 창조가 한 번의 전능한 창조보다 더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 물질은 얼마나 생겨나는가? 호일은 1세제곱 미터의 공간에서 10억 년에 수소 원자 1개 정도가 생성된다고 했다. 이것은 너무 적어서 지구에서 도저히 관측 가능한 양이 아니다.
정상상태우주론과 빅뱅우주론, 어느 우주론이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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