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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효율 `100% 이상' 엔진 제작 등에 발판 놓아
독일 과학자들이 원자의 온도를 절대온도(K: 섭씨 영하 273.15도) 이하로
낮추는 최초의 실험에 성공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6일 보도했다.
뮌헨대학 과학자들은 절대온도에 가까운 극저온으로 냉각시킨 원자들을 진공 상태에서 조작한 결과 절대온도보다 낮은
`음(陰)의 온도' 영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이런 과학적 개가는 `열효율 100% 이상'의 엔진을 만들고 우주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규명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체의 온도는 원자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온도가 낮을수록 원자의 움직임이 느려져 절대온도 0도에서는 원자의
움직임이 멈춘다. 따라서 절대온도 스케일에서는 0도보다 낮은 온도는 있을 수 없다.
과학자들은 그러나 절대온도를 직선으로 보는 기존 관념에서 탈피해 원을 이루는 `음의 온도' 개념을 고안했다.
이 원의 한 쪽은 `양(陽)의 온도', 다른 한 쪽은 `음의 온도'다.
따라서 온도가 절대 온도 0도 이하로 내려가거나 양의 온도 무한대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음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양의 온도에서는 원자가 고에너지 상태보다는 저에너지 상태에 있으려는 이른바 `볼츠만 분포' 패턴을 나타낸다.
물체가 가열되면 원자가 고에너지 수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절대온도 0도에서는 원자가 어떤 에너지 상태에도 있지 않으며 무한 온도에서는 원자가 모든 에너지 상태를 차지한다.
이 때 음의 온도는 양의 온도의 반대 성질을 갖게 돼 원자가 고에너지 상태에 있게 된다.
연구진은 원자 10만 개를 진공 상태에서 나노칼빈(nanokalvin: 1나노칼빈은 절대 0도보다 10억분의 1 K 높은 온도) 수준
으로 냉각시켜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차단한 뒤 레이저빔과 자기장을 이용해 원자들의 운동을 매우 정교하게 제어한 결과
새로운 온도 영역으로 밀어 넣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음의 절대온도의 특징은 역(逆)볼츠만 분포인데 우리가 바로 이런 상태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원자 가스의 온도가 절대온도 0도보다 차가운 것은 아니며 반대로 이보다 뜨겁다. 심지어 어떤 양의
온도보다도 뜨겁다. 온도 스케일은 단순히 무한에서 그치지 않고 음의 영역으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음의 온도를 가진 물체는 매우 이상한 방식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는 양의 온도가 높은 물체로부터 양의 온도가 낮은 물체 쪽으로 에너지가 흘러가 더운 것이 찬 것을
덥히고 찬 것이 더운 것을 식히게 된다. 하지만 에너지는 항상 음의 온도를 가진 물체로부터 양의 온도를 가진 물체 쪽으
로 이동하기 때문에 음의 온도를 가진 물체가 항상 양의 에너지를 가진 것보다 뜨겁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음의 온도를 이용해 불가능하게 들리는 `열효율 100% 이상'의 엔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엔진은 온도가 더 높은 물질 뿐 아니라 온도가 낮은 물질로부터도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음의 온도는 우주의 가장 큰 비밀 가운데 하나인 암흑물질을 연구하는데도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한때 `빅 뱅' 이후 물질의 중력이 우주 팽창 속도를 늦춰 궁극적으로 팽창을 멈추게 하고 더 나아가 우주가
붕괴하는 `빅 크런치'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반대로 우주 팽창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는데 과학자들은 이것이 우주 공간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지의
`암흑 에너지'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와 마찬가지로 저온의 가스가 갖는 음의 압력에 의해 가스가 붕괴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바로 `음의 온도' 때문이라면서 이는 암흑 에너지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밖에도 음의 온도가 없다면 불안정할 수 밖에 없는 특이한 물질 상태에 관해서도 이 연구 결과가 단서를
주고 있다면서 "온도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한다면 지금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