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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탄생비밀, 제2 라운드로

블핵홀 2013. 1. 10. 17:02

 

우주의 탄생비밀, 제2 라운드로

‘힉스입자’로 새로운 도전장 내민 학자들 많아

 

 

우주는 처음에 어떻게 생겼을까? 물리학(物理學)이란 한자어 의미를 문자 그대로 풀이해 본다면 사물의

이치를 연구를 하는 학문이다. 자연이라는 여신이 입은 신비의 옷을 하나 둘씩 벗겨 내는 일이다.


입자(소립자를 포함해서) 물리학, 핵물리학, 분자물리학, 천체물리학, 우주론 모두가 그렇다.

조물주가 복잡하고도 미묘한 자연과 우주를 만들어 낸 방정식을 훔치는 일이기도 하다. 

 

빅뱅은 우주탄생의 비밀을 설명해주는 이론이다. 그러나 폭발한 주체가 무엇이며,

왜 폭발했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힉스입자'가 그 해답을

줄것으로 기대된다.  ⓒNASA

 

 

4원소에 이어 5원소는 ‘하늘’

옛날 사람들은 모든 물질이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흙, 물, 불, 공기라는

네 가지 원소가 모이면 물질이나 생명체가 이루어지는 것이 되고, 흩어지면 사멸(死滅)이 되어 흩어진다

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기에 아주 중요한 제5의 원소가 추가 된다. 바로 하늘이다.


이제 우리는 지구만이 아니라 머나먼 은하계까지 모든 것이 서로 비슷한 원자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안다.

그 원자도 더 작은 입자로 구성된다. 아원자(subatomic)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새로운 무엇을 밝히려고

할 정도로 대단한 발전을 이루었다.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는 차이가 있다. 물리학자는 아원자와 같은 더욱 작은 규모를 탐구하는 한편 천문학

자는 더욱 발달된 망원경을 사용해 더 깊은 우주와 더 먼 과거를 연구한다. 이로 인해 우리의 우주지평선

이 더욱 넓어졌다. 태양은 우리 은하계(외부은하와 비교해서)에 있는 천억 개에 달하는 항성(star)들 가운

데 하나다. 또 우리의 은하는 망원경 범위 안에 있는 수십억 개의 은하계 중 하나에 불과하다.


우주 나이가 1나노 되기 전의 시점이 해답?

이 모든 장엄한 파노라마는 거의 140억년 전 뜨겁고 밀도 높은 ‘시초’(a hot dense ‘beginning)에서 시작

되었다. 빅뱅(big bang) 후 1나노 초(nanosecond, 10억 분의 1초)가 지난 시점에서 우주의 모든 입자는

대형강입자충돌기(LHC)가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었다.


과학에서 항상 그렇듯이 우주론에서도 발전단계마다 과거에는 제기될 수 없었던 새로운 의문들이 계속

생겨난다. 왜 우주가 그런 식으로 팽창할까? 왜 우주는 항성이나 은하계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원자들의

특정한 혼합(mix)을 담고 있을까? 하는 물음들이다.


영국의 천문학자 마틴 리스(Martin Rees)는 그에 대한 해답은 우주의 나이가 1나노 초가 되기도 전의

시점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고 한다. 그 시점의 우주는 어떤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보다 더 뜨겁고 밀도가 높은 상태였다.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 학장으로 2011년 ‘지상에서 무한으로(From Here to Infinity)’라는 저서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리스 박사는 1974년 ‘거대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s)’ 이론을 제기한

학자이기도 하다.


1970년대까지는 블랙홀이라면 별의 시체로서 생긴 블랙홀을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블랙홀이 널리 알려져 있다. 거의 대부분의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거대 블랙홀이 그것이다.

리스 박사는 은하 일부의 중심에 태양 질량의 수백만~수천 억 배에 해당하는 거대 블랙홀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제안을 했다.

 

 

▲ 영국 왕립천문학자이자 트리니티 칼리지 학장인 리스 박사.  ⓒ영국 왕립아카데미


설득력 있는 추측에 따르면, 우리 우주는 원래 오렌지만한 크기의 고농축방울(hyper-dense blob)에서

팽창했다. 이러한 우주는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상대성이론의 법칙과 상응한다. 리스 박사는 “그러나

폭발한 주체가 무엇이고, 왜 폭발했는지에 그 거대한 수수께끼를 풀려면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는 설명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바로 그 시작을 설명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물질이 원하는 대로 계속해서 작은 조각으로 나눠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결국은 더 이상 쪼개

지지 않는 원자가 남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공간과 시간도 무한정 나눠질 수 없다. 공간이란 양자화된

(quantized) 공간이다. 그러나 원자보다 훨씬 작다. 빅뱅 직후 아주 초기 순간에는 모든 것이 엄청나게

압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양자의 파동이 ‘태아우주(embryo universe)’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


만약 물리학자들이 우주의 모든 입자와 힘을 모두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인들이 시작해

뉴턴, 아인슈타인과 그 후계자들의 통찰력으로 이어진 지적 탐구의 정점이 될 것이다. 숫자와 방정식을

통해 우주의 근본적인 질서가 무엇인지를 밝혀줄 것으로 보인다.


거대분야와 작은 분야가 통합을 이루어야

우주라는 아주 거대한 분야와 미시세계(micro-world)라는 아주 작은 분야가 우주의 신비를 벗기는 과학

의 양대 개척자다. 21세기의 과학자들은 그 둘을 합치는 데 성공할 지 모른다. 그때까지는 우주가 왜

그처럼 팽창하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렇게 통합이 된다고 해서 과학의 끝은 아니다. 우리는 아직도 그 시초단계에 있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우리가 체스게임을 본적이 없다면, 누가 꼭 설명을 하지 않아도 어떻게 게임이 이루어지는지

규칙에 대한 추론이 가능하다. 그러나 말이 움직임을 배우는 것은 초보에서 최고수로 가는 과정의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게임이 아름다운 것은 풍부한 다양성이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말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도 마찬 가지다. 과학의 최대도전은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발견하는 데 있지 않다. 그 요소들이

어떻게 합쳐져 아주 다양한 물질, 그리고 무엇보다 생명체의 복잡한 구조로 변하게 되었는지를 밝혀내는

일이다. 아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어떻게 수소와 산소가 합쳐져 물이 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지적을 하기도 한다. 과학자들이 다이어트나 일반 질병처럼 우리와 가깝고 모두가

관심을 갖는 문제는 풀지 못하면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머나먼 은하계나 신비스러운 아원자 차원의 입자

를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모순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명체의 경우는 원자나

항성보다 훨씬 신비로운 아주 복잡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우리 태양은 60억 년은 더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NASA

과학자들이 자연의 복잡함 전부를 밝혀낼 수 있을까?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계속하다 보면 한계에 부닥칠 수도 있다는 마음

을 가져야 한다. 아인슈타인도 “우주의 가장 불가사의한 점은

우리 인간의 능력으로 이해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 태양, 60억년은 더 살아

높은 교육을 받은 많은 사람들은 인간 진화는 정점에 이르렀다

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가 수십억 년 동안 진행된 다윈 방식

의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천문학자들은 우리의 태양이 태어난 지 45억년이 되었지만 앞으로 60억년 동안은 거뜬히 버틸 것으로

예측한다. 그 동안은 생명체는 살아 숨쉬며 거듭 진화를 계속할 것이다. 60억년 후 태양의 종말을 목격

하는 물체가 있다면, 분명 다른 생명체일 것이다.

 

인간 이후의 진화(post-human evolution)는 과거에서 우리로 이어진 진화보다 더 멋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 진화는 자연선택보다는 과학과 기술로 인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아주 먼 미래가

인간의 손에 있을지, 다른 생물체, 아니면 지능을 가진 기계에 있을지 우리는 장담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모든 과학과 기술이 오직 인간 손안에 있다는 발상은 다소 오만스러운 생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의 인간인 우리가 할 일이 있다. 우주의 신비를 벗기는 일이다. 가장 원초적인 질문인 “우주는

태초에 어떻게 탄생했을까?” 최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발견한 ‘신의 입자’인 힉스입자로 추정

되는 소립자가 이에 대답을 줄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많은 천문학자들이 다시 이러한 원초적인 질문에

매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