Ⅸ.상대성 이론 등 물리 이론/18.상대성이론의 가장 극적인 증명

[스크랩] 상대성이론의 가장 극적인 증명

블핵홀 2013. 5. 2. 11:39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질량 주변의 시공간은 휘어져 있다. 따라서 폭발이나 충돌과 같은 급격한 질량의 변화는 시공간을 크게 흔들어 놓을 것이고 이러한 흔들림은 파동의 형태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예측되었다. 시공간의 흔들림이 파동의 형태로 전파되는 것을 중력파라고 한다. 중력파 측정에 성공한다면 그것은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가장 극적인 증명이 될 것이고 우주를 관측하는 강력한 새로운 수단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중력파를 측정하려는 노력이 오랫동안 계속 되어 왔다.

 

 

 

중력파는 물질과 아주 약하게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방해를 받지 않고 아주 먼 거리까지 전파될 수 있다. 그러므로 중력파를 이용하면 우주의 아주 먼 곳까지 관측하는 것이 가능하고 은하의 중심부와 같이 격렬한 일들이 벌어지는 곳을 관측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물질과 상호작용을 잘 하지 않는 중력파를 잡아내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력파는 빛과 같은 속도로 전파되는 횡파이다. 따라서 중력파는 전파되는 방향과 수직한 방향으로 물질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그러나 이 흔들림은 아주 작아서 그것을 측정하는 것을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초기의 중력파 검출장치는 커다란 금속관을 이용한 것으로 공명현상을 이용하여 공간의 흔들림을 측정하려고 시도했다. 미국 해군 장교였던 웨버(Joseph Weber, 1919 – 2000)는 1955년에서 1956년까지 안식년을 받아 프린스턴에 있던 고등학술연구소의 휠러(John Archibald Wheeler)와 함께 중력파 측정 장치를 만들었다. 중력파의 존재가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시기에 웨버는 최초로 중력파 관측을 시도한 것이다. 웨버는 알루미늄 관으로 된 웨버바를 만들고 중력파를 측정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1972년에는 아폴로 17호가 그의 중력 측정 장치를 달로 가지고 가 달 위에 설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관측 결과는 재현되지 못했고 따라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87년에 웨버는 대마젤란은하에서 발견된 초신성 SN1987A에서 오는 중력파를 검출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냉각 장치를 사용하지 않았던 그의 측정 장치는 초신성의 중력파를 측정할 수 있을 만큼 정밀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장 정밀한 검출장치는 간섭계를 이용한 정밀한 거리 측정장치이다. 레이저 간섭계를 이용한 중력파 관측 장치(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LIGO)는 4 km나 되는 두 개의 긴 관을 L 자 형태로 직각으로 설치한 것이다. 중앙에서 각 관의 끝에 설치된 거울을 향해 발사된 레이저는 거울에 반사된 후 다시 한 점에 모여 간섭을 일으키게 된다. 간섭무늬의 변화를 이용해 중력파가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되는 거리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원자핵의 지름 정도의 흔들림도 측정할 수 있다.

  

 

LIGO는 2002년에 작동을 시작했지만 아직 중력파를 관측하는 데는 실패했다. 2005년 11월에는 두 번째 간섭을 이용한 중력파 측정 장치인 GEO 600인 건설되었고 2007년 5월에는 세 번째인 VIRGO가 건설되었다.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도 중력파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장치의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 중에는 LIGO보다 10배나 더 정밀한 장치도 개발 중에 있다. 지상에 설치되는 이러한 중력파 관측 장치들은 초신성 폭발과 같은 격렬한 반응 시에 방출되는 주파수가 큰 중력파를 측정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지구 대기권 밖의 공간에 레이저 간섭 장치를 설치하려는 LISA(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도 현재 계획 중에 있다. LISA로는 주파수가 낮은 중력파를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00만 km 떨어져 거대한 이등변 삼각형을 만들고 태양을 돌게 될 세 개의 위성으로 구성되는 LISA의 작동 원리는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LIGO와 같다.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력파를 직접 측정하는 데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중력파 연구가 아무런 성과 없이 제자리걸음만을 한 것은 아니었다. 전자와 같이 전하를 띤 입자가 원운동을 하면 전자기파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하고 자신의 에너지는 줄어든다. 이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회전하는 천체는 중력파를 방출하고 에너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었다. 천체 중에는 규칙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펄사라는 별이 있다. 펄사는 빠르게 회전하면서 규칙적인 전파신호를 내고 있는 중성자별이다. 따라서 이 신호를 분석하면 펄사의 정확한 회전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펄사 중에는 두 개의 별이 서로의 질량 중심을 돌고 있는 이중성(쌍성)을 이루고 있는 펄사도 있다. 보통의 별과 이중성을 이루고 있는 경우도 있고, 신호를 내지 않는 중성자별과 이중성을 이루는 경우도 있고, 드물지만 신호를 내고 있는 두 개의 펄사가 이중성을 이루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중성을 이루고 있는 펄사에서 오는 신호를 측정하면 펄사의 운동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1974년 테일러(Joseph Taylor)와 헐스(Russell Hulse)는 B1913+ 16라고 이름 붙인 이중성을 이루고 있는 펄사를  발견했다. 동반성 역시 매우 밀도가 높은 천체(중성자성일 가능성이 높은)였다. 두 별이 서로의 질량 중심을 돌고 있는 동안 계속 가속되고 있으므로 중력파를 방출할 것이다. 계속 중력파를 방출하면 에너지를 잃게 되어 두 천체는 나선을 그리며 서로에게 다가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회전 속도가 빨라져 펄사가 내는 신호도 빨라져야 한다. 따라서 이런 펄사가 내는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하여 펄사의 에너지 손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1917년에 위궤양으로 고통을 받으면서 중력파에 의한 에너지 손실을 계산했었다. 관측결과는 0.2%의 오차 내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의 이론적 예측가 일치했다. 이 연구로 테일러와 헐스는 1993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2006년까지 하루보다 짧은 주기를 가지는 9쌍의 이중성이 발견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최근에 발견된 이중 펄사인 J0737-3039이다. 이 이중성은 두 개의 펄사로 이루어진 이중성이다. 따라서 이 이중성으로부터는 한 별만 신호를 내고 있는 다른 이중성에 비해 두 배나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며 따라서 더 정확한 측정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력파를 이용하면 무엇을 관측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우리가 우주를 관측하는데 사용하여 온 것은 주로 전자기파였다. 가시광선이나 엑스선, 감마선, 그리고 전파는 파장만 다를 뿐 모두 전자기파이다. 전자기파는 물질과 상호작용을 잘 하기 때문에 물질을 통과하는 것이 어렵다. 따라서 전자기파를 이용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은 주로 천체의 표면에 대한 정보이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여려 가지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신성 폭발, 블랙홀 내부, 우주 초기의 빅뱅의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해해야 한다. 전자기파를 이용한 측정으로는 그런 것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알아낼 수 없다. 그러나 물질과 상호작용을 잘 하지 않는 중력파는 천체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정보를 전해 줄 수 있다. 즉, X-레이가 사람의 몸 속을 보여주었듯이 중력파는 별들의 내부를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중력파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우선 주목하고 있는 것은 초신성 폭발이다. 초신성은 거대한 별이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켜 대부분의 물질을 우주 공간으로 날려버리고 중심에 중성자별을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초신성 폭발 시에는 이 별이 일생을 통해 방출한 에너지의 총량보다도 훨씬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다. 따라서 초신성이 폭발할 때는 강한 중력파도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초신성 폭발은 자주 있는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우주에는 수많은 은하들이 있고 이 은하에서는 초신성 폭발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먼 은하에서 일어나는 초신성 폭발에 의한 중력파를 관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1987년에 발견된 대마젤란은하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초신성 폭발이다. 우리 은하로부터 17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대마젤란은하에서 발견된 SN1987A 초신성은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을 정도로 밝게 빛났었다.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초신성 폭발은 아주 드문 현상이다. 이 초신성이 폭발했을 때는 중력파도 만들어졌을 것이다. 아직 중력파 측정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아 중력파를 측정하지는 못했지만 이 초신성이 만들어낸 중력파는 지구의 산과 바다를 흔들고 지나갔을 것이다. 과학자들이 측정하려고 기다리는 것은 이러한 초신성이 만들어내는 중력파이다.

 

초신성 폭발과 같은 우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격렬한 사건에 의해 만들어진 중력파를 검출해 내는 데 성공한다면 빅뱅 시에 만들어진 중력파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우주 탄생 시에 만들어진 중력파를 측정한다면 이 중력파는 우주 초기에 대해, 그리고 우주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알려 줄 것이다. 중력파를 측정할 수 있게 되면 우주의 진화 각 단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 경기문학 - 시와 우주
글쓴이 : 백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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