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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살고 계약하세요" 달콤한 유혹의 함정

블핵홀 2013. 10. 4. 16:37

 

데일리안 | 데일리안 | 입력 2013.10.04 11:23

 



◇ 최근 '애프터리빙', '선입주 후분양', '신나는 전세' 등 부동산 경기가 심해지자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 촉진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아지자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실태 점검에 나섰다. ⓒ연합뉴스

"입주금이 주변 전셋값보다 싸고 큰 평수의 새 아파트를 3년간 살다가 맘에 안들면 다시 돌려받고 나가면 된다는 말을 믿고 덜컥 계약했지요. 그런데 그만 살고 싶으면 돌려받는 보증금이 건설사가 대신 내주고 있는 중도금(50%) 이자를 빼고 준다는 소리를 최근에서야 들었어요. 결국 매달 200만원씩 물고 있는 셈이네요. 그게 아까우면 아파트를 사야하는데 분양도 많이 되지도 않고 시세도 떨어지고..."

직장인 A씨(48세)는 현수막 아파트 분양 광고에 있는 '전세처럼' 문구를 그대로 믿은 게 화근이었다. 전세와 같이 보증금을 냈다가 다시 돌려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지인으로부터 3년 후 건설사가 내주는 중도금 이자 7100만원(연 5.5%)을 뺀 1억200만원만 돌려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결국 3년 후 매매계약을 하지 않으면 고스란히 7100만원을 날리게 된 것이다.
최근 '애프터리빙', '선입주 후분양', '신나는 전세' 등 부동산 경기 불황이 심해지자 건설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분양아파트 촉진 마케팅의 일환으로 내놓은 방안이다.

입주자가 분양가의 10~20%가량 계약금을 내고 2~3년간 전세로 산 뒤 잔금을 내고 분양받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중도금과 계약금을 돌려받는 제도다.

하지만 이 기간 건설사가 부도가 날 경우 계약자는 분양을 받기 싫어도 중도금과 잔금을 떠안을 수 밖에 없고 자칫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이 분양할 때 계약자에게 중대한 문제점들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고 미분양을 해결키 위해 판매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또한 일부 건설사들은 계약자가 몇 개월 중도금 대출이자를 연체했다고 계약금 반환을 거부하는 등 계약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미분양 아파트 판매 촉진 마케팅과 관련해 중도금 집단 대출 피해가 우려될 것으로 보고 시중 은행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불완전판매 실태를 점검했다.

더불어 시중은행에게 미분양 집단 중도금 대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대출 피해 사례가 확대되자 대출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3년 살고 계약해도 된다'는 애프터리빙 대출규모는 올 상반기 8000억원에 달하며 가구수로 따지면 5000여 세대로 추정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 집단 중도금 대출과 관련해 소비자 피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히 향후 발생할 수 있어 점검에 나섰다"면서 "상담원이 전화로 고객에게 대출 상품을 자세히 설명하는 해피콜을 시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실제 시중은행은 미분양 집단 중도금 대출 전 건설사의 사업성을 검토하고 잠재 고객 확보 차원에서 충분한 요건이 갖춰질 경우 집단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이후 건설사와의 계약을 통해 미분양 집단 중도금 대출을 지원하고 있는데 보통 일반 중도금 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계약자들에겐 이자가 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분양이 안될 경우 계약자 확보를 위해 입주 지원금을 지원하거나 중도금 대출자에 한해 이자를 건설사에서 부담하는 등 완전 분양을 위해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계약자는 앞으로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는 불합리한 문제점을 알지 모른채 대출을 받게 된다.

이때 건설사 명의가 아닌 계약자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받기 때문에 미분양으로 인한 건설사 부도 땐 계약자가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미분양 아파트 집단 중도금 대출 시행이 과거보다 줄 수 있지만 각 은행마다 중도금 대출 상품이 나와있기 때문에 이자와 상환 조건을 충분히 검토해서 대출받는 것도 이같은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