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 절반으로 돌아…은하 형성에 관한 정보 담겨"
과학자들이 지구에서 60억 광년 이상 떨어진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회전 속도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미시간대 앤아버 캠퍼스의 마크 레이놀즈 교수 연구팀은 지구로부터 61억 광년 거리에 있는
퀘이사(준성·準星) 내부의 초거대질량 블랙홀이 5억4천만 kph(시간당 킬로미터)의 속도로 돈다고 측정했다.
이는 빛의 속도의 절반가량이다.
퀘이사는 초거대 질량의 블랙홀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아 극도로 밝은 빛을 내는 은하 중심부를 가리키며,
초기 우주를 연구하는 단서가 되고 있다.
우리 은하계 태양의 23억 배에 달한다.
레이놀즈 교수는 "이 블랙홀은 매우 빨리, 마치 팽이처럼 돌고 있다"며 1년에 지구 33만3천개 가량을 규칙적으로
삼키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컴퓨터 모델에 따르면 블랙홀이 회전하는 속도는 그것이 먹어치우는 물질의 양에 달려 있다.
과학자들이 이 정도로 멀리 떨어진 블랙홀의 회전 속도를 측정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시시피대의 천체물리학자 에마누엘 버티 교수는 이번 연구의 대상이 된 퀘이사와 지구의
거리가 이제까지 중심부 블랙홀의 회전속도가 밝혀진 은하들의 최소 4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버티 교수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회전에 그 은하의 형성에 관한 정보가 담겨있다"며 "이번 관측이 흥미로운 이유"
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보유한 '찬드라' 망원경의 도움으로 운 좋게 해당 퀘이사의 X선 방출을 볼 수
있었다고 레이놀즈 교수는 전했다.
이는 해당 퀘이사보다 지구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또 다른 은하가 빛을 굴절시켜 '자연 망원경'이라 할 수 있는
'중력렌즈 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5일 네이처지 온라인판에 실렸다.